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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그때처럼

예르x루이 리퀘스트

"저기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요?"


"..."


"그냥 궁금해서요."


내 손을 꼭 잡고 멋쩍게 웃는 루이.



... 우리의 첫만남을 잊을 수 있을 리가.


'저기요, 저는 당신이 친구로 옆에 있어줬으면 해요. 저는 그걸로 충분하거든요.'


4월의 어느 봄날처럼 싱그럽게 웃으며 말을 걸던 나의 세상, 나의 주군.



나는 그때 무슨 표정을 지었지?


.

.

.


내 예전 주인은 흘러가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무슨 행동을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나는 명령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였다. 버려져있는 마리오네트처럼. 장례를 치루고 주인의 무덤 근처에 앉아 그의 곁을 지켰다.

며칠이 지났을까. 기억도 가물가물한 그때, 근처를 자주 지나가던 사람이 내게 조용히 먹을 것을 건네주었다.

처음에는 간단한 간식거리를, 두 번째에는 빵과 샌드위치 같은 것들, 세 번째부터는 직접 만든 요리들을 가져왔다.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먹는 모습만 묵묵히 보다가 돌아갔다.

네 번째, 그는 가져온 음식을 내게 건네주며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루이라고 해요. 그쪽이 걱정돼서 지켜봤는데 항상 여기에 있네요. ... 일단 우리집에서 지내면서 가족을 찾으면 당신 집으로 돌아가는 건 어떤가요? 계속 여기에만 있는 건 위험하잖아요."


"..."


"...싫어요?'


"..."


고개를 저었다. 

'나는 케스티르족이다. 그가 내게 대답을 원해도 나는 말을 할 수 없다. 할 줄도 모르고.'



"... ... 아, 케스티르족이군요. 알겠어요. 일단 싫다는 건 아니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되죠?"


"..."


나는 눈에 궁금증을 가득 담고 루이를 빤히 쳐다보았다. 어떻게 안 것일까.


"어떻게 알았냐고요? 그냥요. 원래 눈치가 빨라서요."


"..."


"그래서 어떻게 할래요?"


"..."



'은인이다.

죽을 지도 모르던 나를 걱정하며 순수한 호의를 내보인 사람.'



나는 천천히 한 쪽 무릎을 꿇고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아 입맞췄다.


'루이, 당신을 제 주군으로 삼을 것을 하늘에 맹세합니다.'

그에게 닿지 못하고 허공으로 흐려질 맹세.


그는 갑작스런 입맞춤에 화들짝 놀라며 손을 숨겼다.


"저기 뭔가 착각하나본데... 이런 거 안 해도 돼요."


그리고 큼큼, 소리를 내며 목을 가다듬더니 부드럽게 웃었다.


"저는 당신이 친구로 옆에 있어줬으면 해요. 저는 그걸로 충분하거든요. 

알아들었으면 이제 갈까요? 자, 잡고 일어나요."


나는 내밀어진 손을 멍하니 쳐다봤다.


그때,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작은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지는 조금 더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

 


달님. 취미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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