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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타입 샘플] 외사랑

오버워치 가브리엘 레예스 드림글



-외사랑 드림

-독백 위주

-네임리스 드림주 시점





*마감이 끝나지 않은 글입니다.

*간간히 수정하고 마무리 짓습니다.






그냥 한 번 보면 안 될까. 사랑해달라고는 안 할게. 

-향돌, 분홍빛 밤 시간








늘 그랬다. 너는 날 돌아보지 않았다.

내가 눈에 무슨 감정을 담고 널 바라보는지 너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는 것과 받아들이는 건 별개라는 걸 네가 말해주지 않아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가브리엘, 좋아해요."


"할 일이 없나? 가서 훈련이나 해."


"… …게이브, 나는― "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그는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짧게 혀를 차고 의자를 빙글 돌렸다. 얼굴도 보지 않은 채로 가보라며 손만 휙 젓는 모습에 결국 나는 쫓기든 도망쳐나왔다.

하루이틀도 아니잖아. 괜찮아. 괜찮아. 스스로를 다독이며 집무실을 나왔다. 문을 나서자마자 비참함이 온 몸을 훑고 지나갔다.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눈에 눈물이 고일 거 같았다.


차라리 짝사랑이었으면 이렇게 힘들지도 않았을 거 같은데. 아니, 그냥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뭐가 달라졌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며 마음에 하나씩

돌을 얹는다. 그는 날 좋아하지 않는다. 나에게 일말의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나락으로 밀어버린다.

차라리 명확하게 싫다고 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우울에 흠뻑 젖어 비참함이 뺨을 타고 흐른다. 누구에게든 들키기 싫어서 고개를 숙이고 방으로 돌아왔다.

오늘 예정된 훈련은 없다. 이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까. 오늘은 더이상 그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에 감사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감정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지금과는 사뭇 다르던 그때의 가브리엘과 나의 모습.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난 블랙워치로 들어가겠다고 돌연 선언했었다. 그것도 중요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돌아왔을 때에 말이다. 내가 오버워치 내에서 훌륭하기로 손에 꼽히는 요원 중 한 명인 건 분명했지만, 블랙워치에 합류할 정도로 정신력이 강하거나 한 건 아니었다. 

모두가 염려했던 대로 블랙워치에 합류한지 일주일도 안 되었을 때, 나는 죄책감에 매일을 울며 밤을 새우거나 끔찍한 악몽에 시달려 별안간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었다.


그럴 때마다 날 챙겨준 건 가브리엘이었다.


그는 수시로 나를 찾아줬었다. 새벽에 악몽을 꾸고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침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있을 때, 조용히 찾아와 아무 말도 않고 내가 다시 잠들 때까지 같이 있어줬었다. 나는 늘 그에게 고마움은 물론이고 동경심과 엇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더 잘 따랐던 것도 같았다.


가브리엘은 다정했다. 나에게 다정했다.


말은 툭툭 내던져도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 훈련이 있을 때도 어째선지 날 자주, 많이 봐줬었고, 날 괴롭히려는 요원들에게 무언의 압박을 가하며 주의를 줬었고, 내가 아플 때도 제일 먼저 상태를 확인하고 치글러에게 데려다줬었다. 외에도 특별하게 느낄 만한 행동들을 자주 했었다. 내가 그에게 느끼는 감정이 동경을 떠나서 호감, 그 이상이라는 걸 깨닫기까지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 감정을 명확하게 알게 된 후, 사랑받고 싶은 욕심에 훈련과 임무는 물론이고 다른 일까지 척척 해냈다. 하지만 그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참을 수 없는 무력감이 온 몸을 감쌌다.



"군인에게 소중한 것들은 필요없다. 어차피 나중에 모두 잃게 될 것들이니,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마라."



그랬던 날도 있었지. 가브리엘과 웃으며 장난도 치고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도 서슴없이 하던, 서로가 가장 편했고 유일하게 허물없이 대할 수 있었던.

그것도 다 과거가 되어버렸지만. 우울을 벗 삼고 옛 추억을 자장가 삼아 눈을 붙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힘겹게 눈을 뜨자 보이는 건 짙게 내려앉은 어둠 뿐. 



"아, 머리야. 지금이 몇 시지."



책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시계는 고요하게 8시 28분이라고 알려주고 있었다.






달님. 취미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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